달력에는 각종 스케줄로 꽉 차 있고, 각종 컬러 펜으로 메모된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 있지 않은지. 책상 위에 각종 서류가 널브러져 있고, 모니터에는 여러 개의 엑셀과 파워포인트 파일이 열려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혹시라도 상사가 내 자리를 둘러볼 때를 대비해 ‘바쁜 척’ 콘셉트로 세팅한 것은 아닐까.
당연한 얘기지만 당신은 정말 일이 넘쳐 수많은 서류와 메모를 안고 살 수 있다. 또는 정리를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어지러운 책상을 방치할 수 있다. 하지만 의외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보여주기식 일, 즉 ‘가짜 업무’로 시간을 때우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가짜 노동(Pseudowork)’이라는 책을 쓴 덴마크 인류학자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의 분석이다.
직장인은 조직 성과와는 관계없는 보여주기식의 일,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회의 등 ‘가짜 일’에 상당한 시간을 낭비한다. (게티이미지)
어떤 일이 가짜 업무일까
보고 위한 보고·형식적 회의 등
젊은 세대에게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주요 공기업이나 대기업 입사 경쟁률은 100 대 1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한편, 기성세대가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나타난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를 금방 옮기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 현상이다. 이뿐 아니다. 조직 내에서 굳이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는, 주어진 일만 소극적으로 처리하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일과 삶의 균형(Work Life Balance)’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MZ세대가 개인 생활을 앞세워 일을 등한시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양병채 해양수산인재개발원장은 다른 분석을 내놓는다. MZ세대 입장에서 보면 현재 주어진 일과 장차 주어질 일이 자신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는 걸 알기에, 워라밸이라도 확실하게 챙기자는 게 본심이라는 설명이다. MZ세대에게 ‘진짜 일’을 부여한다면 이직이 줄어들고 업무 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진짜 일을 늘리는 일은 ‘가짜 일(Fake Work)’을 제거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조직 내 만연한 가짜 업무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짜 노동’ 저자들이 든 사례는 이렇다.
· 회의 참석을 위해 하고 있는 업무를 미룬 적 있다.
· 보고서 분량을 의식해 불필요한 자료를 추가한 적 있다.
· 자리를 비울 때 언제든 금방 돌아올 것처럼 모니터를 켜놓고, 책상 위에 서류를 펼쳐놓는다.
· 할 일을 일찍 마치고 퇴근할 때까지 허송세월한 적 있다.
· 업무 시간보다 야근할 때 일의 능률이 더 높은 것 같다.
· 내 업무가 끝났는데도 상사나 다른 팀원 업무가 끝나길 기다리며 퇴근하지 못한다.
· 퇴근할 때 눈치가 보인다.
이런 현상은 사무실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조직 성과와는 관련 없는 보여주기식의 일, 성과 없이 시간만 되면 열리는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각종 회의와 미팅, 메모지 한 장으로 끝낼 수 있는 안건을 보고하는 데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일, 사실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일인데도 보고를 위한 보고, 끊임없는 서류 작업, 갈등만 조장하는 회식 등 셀 수 없이 많다.
잡코리아는 최근 남녀 직장인 862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야근 빈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평소 야근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질문에 ‘자주 한다’고 답한 이가 28%나 됐다. 응답자 절반은 ‘가끔 한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야근을 하는 이유다. 근무 시간 내 일을 끝내지 못해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지만(58%),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업 문화와 상사 눈치 때문이라는 응답도 20%로 적지 않았다. 굳이 야근이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가짜 일을 하며 야근을 한 셈이다.
가짜 일에 허덕이는 건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 예를 들어 눈치 보느라 퇴근을 하지 못하는 문화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아니다.
“5시쯤 그날의 할 일을 모두 마쳤지만 그냥 집에 갈 수가 없었다. 심지어 8시까지 여전히 많은 차와 오토바이가 있었다. 절대 퇴근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억지로 책상에 앉아 그냥 페이스북을 확인하거나 대답할 가치가 없는 연락에 답하고는 했다. 어느 날은 어슬렁거리며 다른 동료들에게 말을 걸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가짜 노동’ 책에 담겨 있는 덴마크 직장인의 모습이다. 저자들은 “직장인이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노동 시간 중 실제로 업무에 전념하는 시간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짜 일이 왜 생길까
전략 자주 바꾸거나 관료주의 문제
2013년 인류학자인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불쉿 잡(Bullshit Jobs)이라는 현상에 관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을 썼다. ‘불쉿 잡’은 ‘쓸모없고 무의미한 직업’이다. 그가 언급한 직업은 인사 관리 컨설턴트, 금융 전략가, 기업 법무팀 변호사 등으로 쓸모없다 단언할 수 없는 직종이다. 그러나 이 글은 파급 효과가 컸다. 의외로 자신의 직무를 ‘불쉿’이라고 여기고 일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직업뿐 아니라 직무에 있어서도 쓸모없는 ‘불쉿’ 일들이 넘친다.
또 다른 책 ‘가짜 일 vs 진짜 일(원제: Fake Work)’의 저자 브렌트 피터슨은 “회사 전략과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가짜 일로 정의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인데 회사 방향과 맞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가 되는 업무다. 끊임없는 가짜 일 속에서 조직원은 스스로 번아웃에 빠지고 회사는 자금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이 ‘가짜 노동’과 ‘가짜 일’ 저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가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짜 노동’의 저자들은 “바쁜 게 미덕이라는 사회적 관념이 가짜 노동을 유발했다”고 주장한다. 노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이 굳이 바쁠 필요가 없는데도 바쁜 척을 하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관리자 입장에서 본다면 직원이 바쁘지 않으면 ‘조직 축소’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어 바쁜 (또는 바빠 보이는) 직원을 선호한다고 했다.
브렌트 피터슨은 다른 이유를 찾는다. 직원이 회사가 원하는 목표와 업무를 제대로 모를 때, 우선순위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가짜 일이 양성된다. 동료 간 성격과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소통과 팀워크가 없거나 전략이 불합리하거나 전략과 실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가짜 일이 넘쳐난다고 본다. 관리 프로세스의 오류 또는 기업 문화의 결함 등도 가짜 일이 생기는 이유다. 브렌트 피터슨은 “직원 56%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81%는 당장 최우선 전략이 무엇인지 모른다”며 “심지어 73%는 자신이 하는 일이 회사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다”고 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10명 중 9명 이상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이 일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이런 설문을 토대로 보면, 직원은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회사 업무의 방향과 의미를 모른 채 ‘가짜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
가짜 일을 수행하는 조직원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가짜 일의 원인 제공자는 주로 경영진이다. 예를 들어 전략을 너무 자주 바꾸는 CEO는 가짜 일을 양산한다. 조직원이 회사 목적이나 비전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소한 프로젝트도 층층이 직급을 거쳐야 하는 조직 체계를 유지하는 CEO도 문제다. 가짜 일을 용인하고 지원하고 심지어 보상까지 해주는 경영진도 가짜 일을 키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업에 매달리다 회사를 바닥으로 몰고 가는 고위직 임원, 출세에 혈안이 된 관리자, 일 잘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상사 등도 해당한다. 물론 소통하지 않는 동료들, 제각기 다른 목표를 향해 치닫는 팀원들, 헛일인 줄 뻔히 알면서 묵묵히 일을 수행하는 일선 근무자들도 모두 ‘가짜 일 연루자’다.
조직원은 가짜 일을 왜 하는 걸까. 전문가 해석은 복합적이다. 브렌트 피터슨은 보상을 위해서라고 했다. 정작 회사 자금을 낭비하는 쓸데없는 일이지만, 나의 월급을 늘어나게 하고, 승진할 수 있는 표면적인 수치들(예를 들어 보고 시간이나 횟수)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경우는 더욱 심하다. 20분짜리 일을 2시간 분량으로 만들어 보상을 받는다. 그는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일수록 인사 고과가 더 좋게 나오고 밤을 새웠다고 칭찬받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했다.
가짜 일 없애고 휴가를 줘라?
효율 높인다면 주 4일제도 가능
최근 주 4일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매주 필수 근무 시간(40시간)을 채우면 월급 날인 21일이 속한 주의 금요일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도 주 4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CJ ENM,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휴넷 등이 현재 부분적 또는 완전한 주 4일제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무 방식의 변화’가 생기며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불을 지폈다고 해석한다. 천장현 머서코리아 부사장(경영학 박사)은 “기업이 재택근무나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했는데도 기업 생산성에 큰 악영향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많은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기간에도 실적이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며 노동 시간 단축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가짜 일을 제거하는 작업은 노동 시간 단축을 향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는 1958년에 발표된 ‘파킨슨의 법칙’으로 설명해볼 수 있다. 영국 역사학자이자 경영 연구자인 노스코드 파킨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 사무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이 법칙을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식민지들이 스스로 자치정부를 수립하며 영국 식민성이 관리해야 할 지역은 계속 줄어들었다. 그러나 행정 직원 수는 평균 5.89%씩 증가해 1935년 372명이었던 직원이 1954년 1661명으로 불어났다. 그는 2가지 관점에서 이런 현상을 설명했다.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 자신의 부하 직원을 늘린다(부하 배중의 법칙). 부하 직원이 늘어나면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부하 직원에게 지시하고 보고받는 등의 과정이 파생돼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제공한다(업무 배증의 법칙). 결국 조직이 커지며 사람이 늘어난 만큼 일자리가 필요해진다. 파킨슨은 1996년 폴란드의 한 청년 소방대원이 자신의 소방 업무를 만들기 위해 10차례에 걸쳐 방화를 저지르다 붙잡힌 사례를 언급했다. ‘일을 위한 일을 만든’ 극단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파킨슨 법칙은 노동 시간에도 적용된다. 시간을 더 준다고 업무 성과가 늘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조직원에게 10시간을 주면 10시간에 일을 끝낸다. 똑같은 일의 업무 기한을 2시간으로 정하면 2시간 만에 해결한다. 똑같은 일을 해결하는 데 주어진 시간을 다 소진하는 식이다. “어차피 야근할 거 지금 하지 말고 이따 해야지”라며 무의미한 일에 시간을 보내다 막판에 속도를 올려 처리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가짜 노동’의 저자들은 업무 시간을 빡빡하게 짜고 나머지 시간을 휴가로 돌린다면 업무 효율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짜 일의 세계에서 벗어나 진짜 일로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렌트 피터슨은 “가짜 일을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본업에서 부수적으로 더해지는 서류 작업과 보고 업무부터 줄이라”고 조언한다. 소통이 활발한 조직 문화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프로젝트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다. 불필요한 일을 중복해서 하기도 한다. 공식적인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잡담과 같은 비공식 소통 채널을 열어둬야 하는 이유다. 직원이 가짜 일에 시달리고 있는지, 아니면 가짜 일을 만들어 진짜인 척 꾸미는지는 소통 없이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망이론’ 은, 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대표적인 이론으로 인간의 ‘손실 회피성’을 주요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합리적인 기대효용 이론이 들어맞지 않는 심리학적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위험이 수반된 상황에서 제시되는 대안들을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최근까지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생물이라고 생각되어 왔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여러 가지 심리 상태에 의해서 비합리적인 행동을 취하기 쉽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이러한 ‘전망이론’ 을 통해 우리는 투자자들이 잠재적 수익 (평가익) 과 손실(평가손) 을 어떤 형태로 받아들이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전망이론 설명 사례
사람은 누구나 손해 보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손실 회피를 위해 뇌에 힘이 들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비합리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전망이론의 본질이다.
동전 던지기 사례
전망이론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동전 던지기 (게임) 사례를 살펴보자.
게임에 참가하면, 당신은 다음과 같이 돈을 따거나 잃어버릴 수 있다.
-앞면이 나오면 100만 원의 이익 -뒷면이 나오면 50만 원의 손실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은 물론 50%이므로 이 게임의 룰은 누가 봐도 당신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여기에 또 하나의 옵션이 추가된다면 어찌하겠는가?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리스크 없이 20만 원을 획득할 수 있다.
당신은 게임에 참여해서 100만 원을 얻거나 50만 원을 잃거나, 또는 참여하지 않고 20만 원을 확실히 손에 넣을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확실한 20만 원’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전망이론에 따라 기대치를 계산해보면 아래와 같이 게임에 참여하는 쪽이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동전 던지기 기대치 계산
■ 100만 원을 얻거나 50만 원을 잃는 경우 (100 × 0.5)+(-50 × 0.5) =기대이익 25만 원
■ 20만원을 확실히 획득하는 경우 (20 × 1.0)+(0 × 0) =기대이익 20만 원
하지만 대부분의 개미들은 보통, 위험이 적고 확실한 편을 직감적으로 선택해 버린다. 사실은 그쪽이 기대치도 작고 따지고 보면 손해인데도 말이다.
(물론 갬블러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은 아닐 수도 있다)
룰렛 게임 사례
다음은 전망이론 중에서도 본전’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룰렛 게임으로 설명한 사례다.
참고로,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손해가 나면 자연스럽게 본전 생각이 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여러가지 실험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위 동전 던지기 게임에 참여해서 50만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그 옆에 있던 룰렛 게임 딜러로부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패자 부활전’을 제안을 받았다. 조건 (룰) 은 다음과 같다.
-빨강이 나오면 100만 원 이익 (출현율 30%) -검정이 나온다 30만 원 손실 (출현율 70%)
30%의 확률이긴 하지만 빨강이 나오기만 하면 손실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단숨에 50만 원을 따고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다.
또한,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보너스로 10만 원을 얻을 수 있다는 옵션도 추가되었다.
즉, 이 패자 부활전에 참가하지 않으면 당신의 손실은 40만 원으로 확정된다. (현재 손실 50만 원 – 10만 원)
물론, 검정이 나오면 80만 원의 손실을 떠안고 돌아가야 한다.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좀 전에 설명한 전망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리스크 회피적이므로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확실한 10만 원을 얻는 선택을 해야 한다. (실제 기대치도 이쪽이 높다)
룰렛 게임 기대치 계산
■ 100만 원을 얻거나 30만 원을 잃는다 (100 × 0.3)+(-30 × 0.7)= 기대이익 9만 원
■ 확실한 보너스 10만 원 (10 × 1.0)+(0 × 0)= 기대이익 10만 원
그러나 현시점에서 ’50만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사람은 본전에 대한 욕망을 이끌려, 기대치가 조금 낮더라도 비합리적인 판단을 해버리는 것이다.
이때의 심리 상태’50만 원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에 10만 원의 보너스를 받더라도 이 금액이 별로 매력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아무 사건도 없는 상황이라면 10만 원의 보너스는 아주 고마운 혜택이다. 그러나 이미 ’50만 원’ 이라는 비교 가능한 기준치가 발생한 이상, 금전 감각이 마비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 현상을, 과거의 실패 등이 현재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성크 코스트 효과’ (매몰 비용) 라고 한다.
전망이론 (prospect theory) 요약정리
이처럼 ‘전망이론’ 은 인간의 위험 회피도가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눈앞에 확실한 손실이 보일 때는, 손실 그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서, 평소에는 그렇게 싫어하던 ‘리스크’를 감수해 버린다는 말이다.
게다가 한번 빚을 지거나 손해 보면 또 다른 손실에 대한 감응도가 무뎌짐으로 인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3가지 중요 개념
➀비교 대상이 없는 절대적인 결과가 아니라, 어떤 기준점에 비해 앞서고 있는지 뒤지고 있는지가 중요
매매 거래의 최종 결과가 같은 ‘300만 원의 이익’ 이었다고 해도, 100만 원을 300만 원으로 늘린 경우와 500만 원을 300만 원으로 줄이고 청산했을 때의 심리적 의미는 천지 차이다.
시험의 합격라인이 40점이고 자신이 60점으로 합격했다 해도, 그 시험의 평균 점수가 80점이라면 별로 기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❷ 이익 앞에서는 위험 회피적인 성향이 되어 ‘확실성’을 선호하는 반면, 손실 앞에서는 위험 추구적인 성향으로 변해 ‘불확실성’을 선호하게 된다.
보통 상황이라면 도박과 같은 위험한 내기 따위는 하지 않는 투자자라도, 손실을 안고 있다는 전제가 붙으면 본전을 찾기 위해 다소 위험한 거래를 마다하지 않는다.
❸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을 얻었을 때의 만족감보다 손실을 보았을 때의 실망감이 2배 이상 크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느껴왔던 전망이론의 실체다.
그럼 조금 더 나아가, 주식 투자나 FX마진거래, 비트코인 트레이딩 시에 자주 발견되는 우리 개미들의 모순적인 행동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금융 투자와 전망이론
전망이론에서 가장 유명한 가치 함수 그래프다.
여기서 심리적 가치는, 만족감 (또는 기쁨) 과 실망감 (또는 좌절감) 을 나타낸다.
주식투자는 물론, FX마진 거래나 비트코인 등 모든 투자의 기본은, 수익은 극대화 하고 손실은 최소화 하는 ‘손소이대’ 전략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와는 정반대로 손실은 길게, 이익은 짧게 먹는 우행을 범하고 있다.
안 그래도 험난한 금융 투자 시장에서 이런 ‘뻘짓’을 해대니 살아남을 수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결코 우리가 멍청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위의 그래프처럼, 우리의 감정이 손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에, 마인트 콘트롤을 훈련하지 않은 보통 인간이라면 이런 함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익 (또는 소득) 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만족감이 정체하게 되고, 그 이후는 이익 증가에 비례해서 만족감이 늘어나는 일이 생기지 않게 된다.
인간의 본능적 심리가 이런 구조이므로, 투자 시에 이익이 어느 정도 나오면 곧바로 이익 확정을 해버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한 번 발생한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라는 것이 금융 투자의 기본 이론 (다우 이론) 인데도 불구하고, 눈앞의 욕망에 사로잡혀 경솔한 판단을 해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지식이 있는 투자자라 해도, ‘여기까지 올랐으니 이제 슬슬 내려가겠지’ 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존버 투자’와 익숙함의 무서움
위 그래프처럼, 10만 원에 도달한 이익이 더 불어나 100만 원에서 고점을 찍고 6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이 시점에서 망설임 없이 이익 확정을 할 수 있겠는가?
초심자 트레이더라면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한 번쯤은 다시 100만 원으로 돌아오겠지라는 자기중심적인 생각 때문에)
하지만 주가는 이미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으므로 한시라도 빨리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다.
결국, 여기서 청산하지 못하고 소중한 100만 원의 이익을 모두 날려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본전가에 청산하면 실제로는 손실 없이 끝낼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망설이고 있다 보면 어느새, 그 많던 수익이 손실로 둔갑하는 악몽이 현실화 된다.
결국, 손실이 더 늘어나다 보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자포자기’의 심리 상태로 악화되면서 ‘존버 모드’로 돌입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민감도 체감성을 극복하라!
위와 같은 현상을 행동경제학에서는 ‘민감도 체감성’이라고 한다. 이익이나 손실의 가치가 작을 때에는 변화에 민감하지만 가치가 커짐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민감도가 감소한다는 개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금전 감각의 마비’다.
우리는 기쁘거나 괴로운 감정들이 한쪽으로 계속 진행되면 그 상태에 익숙해지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한 시라도 빨리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진화된 인간의 탁월한 감각이다.
하지만 이 위대한 능력이, 주식 거래나 FX마진 트레이딩 같은 금융 투자 시에는 안 좋은 쪽으로 작용해 버리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끔찍한 일을 어떻게 하면 방지 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사전에 허용 가능한 손실 범위를 정해 놓고, 손절매 주문을 미리 걸어 놓는 방법밖에 없다.
산업혁명 덕분에 출현한 기계들이 지금의 화려한 문명을 창조한 것처럼, 결국 인간의 심리적인 약점은 기계적인 방법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버化(Uberization)'는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택시 연결 서비스 '우버(Uber)'에서 기인한 용어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하여 전문중개인 없이 수요자의 요청에 공급자가 직접 재화/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모델의 확산을 의미한다. 공유경제 및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으로 우버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분석하며 우버화의 미래를 내다본다.
Executive Summary ○ 우버化(Uberization)는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택시 연결 서비스 ‘우버’에서 기인한 용어로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공유경제(접근경제)의 확산을 의미 -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하여 전문중개인 없이 수요자의 요청에 공급자가 직접 재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활동의 확산 현상을 일컬음 - 타인의 유휴 자산에 접근하여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공유경제, 접근경제 등으로 불리며, 유휴 자산뿐만 아니라 유휴 시간재능노동력의 공유까지 확산 중 • 유휴 자산 공유모델: 숙박업(Airbnb), 금융업(Lending Club) 등 유휴 재능노동력 공유모델: 법률(Axiom), 주차대행(Luxe) 등
○ 우버화가 진행됨에 따라 관련된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바람직한 사업모델 정착이 과제로 부상 - 온라인 기술을 통하여 수요에 대한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matching)시켜주며 소비자 만족 극대화를 이끌어 내지만, 아직 적절한 소비자 보호장치는 미흡 - 우버화 사업모델의 서비스 공급자는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반면, 전통산업의 노동자와 같은 사회보장 및 직무안정성은 결여 - 유휴 자산을 활용해 불필요한 생산소비를 감소하는 친환경적효율적 경제형태이지만, 생산소비 감소로 경기 위축을 초래할 우려도 공존
○ 우버화 사업모델은 전통산업과의 상호 보완 속에 점진적 개선 및 발전 중 - 우버화 사업모델들은 전통경제의 장점을 흡수하며, 역기능 해소 노력 • 우버의 승객보호를 위한 보험 적용, Lyft의 운전사 트레이닝 제도 적용 등으로 우버화 사업 소비자 및 노동자의 보호 수준 향상 - 전통경제의 산업들은 우버화에 맞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우버화 사업모델의 순기능을 흡수하여 혁신의 기회로 활용 • 카카오택시는 우버의 어플 방식을 적용하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다임러자동차, 메이시스백화점도 모바일 기반 B2C 우버화 사업모델 운영
○ 우버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으로 기여하도록 규제기업전략 선진화 필요 -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시범사업, 네거티브 규제 등을 통한 활성화 기회 부여 - 기존 기업들의 생산에 기반한 성장 위주의 전략과 더불어 우버화에서 비롯된 친환경적 자원활용 극대화 및 온디맨드 개념 도입 방안 연구 필요
1일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현대HCN 인수를 위한 심사가 마무리되면 콘텐츠부문의 시너지를 본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미디어사업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부문 투자를 강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대HCN 인수를 통해 콘텐츠 쪽에서도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TV와 연계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방송채널사업 자회사 현대미디어도 품에 넣었다.
현대미디어는 자체제작 콘텐츠부분에서 눈에 띄는 대표작품이 있지는 않지만 드라마 전문 채널 ‘드마라H', 여성오락채널 ’트렌디‘, 중국 드라마 전문채널 ’CHING‘, 아웃도어여행 전문채널 ’ONT', 건강의학 정보채널 ‘헬스메디’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함께 인수해 플랫폼 경쟁력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역량도 강화시켰다”며 “현대미디어는 방송채널 8개를 보유한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 스카이TV와 더불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일조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오른 뒤 여러 인터뷰를 통해 콘텐츠분야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인터넷TV, 케이블TV사업자들뿐 아니라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자체제작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는 필수적이라고 봤다.
김 사장은 KTH 대표 시절 한국 예능, 드라마 콘텐츠의 힘을 경험한 만큼 이런 성공체험을 KT스카이라이프에도 이식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김 사장은 2019년 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 ‘기생충’에 투자하고 1차 주문형 비디오(VOD) 판권을 확보해 ‘K-콘텐츠'의 가능성을 직접 맛봤다.
이밖에도 KTH에서 아프리카TV, 쇼박스 등 유명 콘텐츠기업과 지적재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콘텐츠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김 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오를 때부터 ‘콘텐츠 전문가’로 역량 발휘를 기대하는 시선이 있었던 이유다.
김 사장은 ‘히트작품’에 기회가 있다며 KT스카이라이프에서 ‘히트 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스카이TV를 통해 위플레이, 우리집에 왜 왔니, 영화보장 등 자체 예능 콘텐츠를 제작해왔는데 올해 들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지분 9.9%를 취득하고 자본금 약 100억 원을 들여 미국 디스커버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더욱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TV와 디스커버리가 함께 세운 제작 스튜디오 ‘스튜디오 디스커버리’는 예능 프로듀서 등을 대거 영입해 첫 자체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플레이트(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플레이트는 요리경연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뒤 스카이TV의 주력채널인 스카이, KT의 시즌,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등에서 방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T스카이라이프는 10월 케이블TV 현대HCN을 4911억 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9년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HCN(3.9%)을 더하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13.5%가 된다.
모회사 KT의 인터넷TV 가입자까지 계산하면 KT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35.4%, 가입자 수는 1191만 명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