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을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신은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영혼이란 무엇인가?”
대학교 철학강의의 문답이 아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2012년 차동엽 신부가 <잊혀진 질문>이라는 책을 통해 이 회장이 별세 직전 철학과 인생에 대해 수행한 치열한 고민을 소개하면서 세상에 그 사실이 알려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이룰 것은 다 이룬 것처럼 보였던 그는 왜 죽음을 앞두고 삶과 철학,그리고 신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까? 그를 닮기 위해 부나방처럼 일터로 뛰어드는 비즈니스맨들은 사유할 시간조차 없는데 말이다.
97세의 나이에도 활발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 회장이 죽음 직전에 이런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된 이유를 분석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며, 인생을 완성해 가야 하는가. 또 경영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리더들은, 그리고 CEO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떤 족적을 남겨야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대학교 철학강의의 문답이 아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2012년 차동엽 신부가 <잊혀진 질문>이라는 책을 통해 이 회장이 별세 직전 철학과 인생에 대해 수행한 치열한 고민을 소개하면서 세상에 그 사실이 알려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이룰 것은 다 이룬 것처럼 보였던 그는 왜 죽음을 앞두고 삶과 철학,그리고 신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까? 그를 닮기 위해 부나방처럼 일터로 뛰어드는 비즈니스맨들은 사유할 시간조차 없는데 말이다.
97세의 나이에도 활발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 회장이 죽음 직전에 이런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된 이유를 분석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며, 인생을 완성해 가야 하는가. 또 경영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리더들은, 그리고 CEO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떤 족적을 남겨야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기업에게, 혹은 기업가에게 윤리란 무엇일까요? 존경받는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기업에게, 기업가에게 ‘윤리’를 말한다는 게 좀 어색할 수가 있어요. 일단 기업은 이윤을 내야 하는 곳이잖아요. 경쟁도 치열하죠. 그런 상황에서 ‘윤리성’이라는 것을 마구 들이대면 기업들이 곤란할 수 있어요.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기업,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가 좀 생각해봐야 할 게 있어요. 이윤을 왜 내요?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죠. 왜 존재해야 하죠? 고용도 하고 사회의 발전도 이끌면서 세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잖아요. 기업의 윤리성, 사회적 책임성이라는 게 어느 시점부터 기업이 ‘우리는 이제 사회에 기여한다’고 결심하고 시작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사회 전체가 뒷받침돼야 해요.
“이윤을 왜 내요?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죠. 왜 존재해야 하죠? 고용도 하고 사회의 발전도 이끌면서 세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잖아요.”
우리가 본격적인 산업화를 하기 전에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게으른수준이었어요. 이런 사회에 신뢰가 구축될 수 없어요. 그런데 당시 고도성장을 하던 일본은 ‘근면한 상태’ 단계로, 즉 국민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상태’였던 거죠. 그렇게 하나씩 자리잡아가면서 사회적 신뢰라는 게 만들어집니다.
기업도, 국민도, 사회도 성숙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서 만족하면 안 되고 한 단계 더 성장해야 돼요. 일본이 열심히 추격하려던 서구사회, 미국 등은 어땠을까요? ‘일의 가치를 아는 사회’였어요. 사람들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기업은 이윤의 노예가 되지 않는 거예요. 개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중시하고 사랑하고, 기업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에서의 ‘사회적 가치’를 크게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기업인 중에도 이 정도로 성숙한 의식을 가진 분들이 몇몇 계셨습니다. 모두가 잘 아는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선생이 그런 분이셨고요, 한국유리를 창업하셨던 최태섭 회장도 그런 분이셨어요. 그분은 ‘기업 자체가 사회에 속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계셨고 기업 자체를 특정한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분 생전에 만나서 대화할 때마다 제가 많이 배웠어요. 서구 선진국의 위대한 기업들이 ’위대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모습들을 당연시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말씀하신대로 기업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기업가는 그 누구보다 회사 직원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기업은 어떤 철학을 가져야 할까요?
한 일본 기업인은 회사의 존재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첫째,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일터에서 행복하게 일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도록 해주는 것이다. 둘째, 우리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목적을 이해하고 고맙게 생각해주고, 우리 회사의 물건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줍니다. 그 임원이 도쿄의 공장장으로 재직할 때 세운 구체적인 목표를 들려줘요. ‘수천 명의 공장 직원들이 언젠가 회사를 떠난 뒤 길에서 서로 만났을 때‘회사에서 일할 때가 행복하고 좋았는데, 그런 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런 직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한국의 기업인이 ‘그 목표에 도달한 것 같은가’라고 다시 물었어요. 그러니까 그 임원은 ‘하루아침에 도달할 수 없는 목표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본인의 도쿄 공장장 시절 도입한 ‘자율 카페테리아’얘기를 했습니다. 직장인들에게, 그것도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점심식사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누군가는 공장 구내식당에서 대충 때우고, 누군가는 도시락을 싸오는데, 도시락 싸오는 것도 사실 신경 쓰이는 일이죠. 그래서 아예 고급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구내식당을 싹 바꿔서 누구든 와서 맘껏 먹고 먹은 만큼 장부에 기재하라고 했답니다.
배고프거나 좋아하는 게 있으면 많이 먹을 수도 있고, 배부르면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죠. 그럼 먹은 양이나 음식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 이걸 그냥 직원들 양심에 맡겨 버린 거예요. 그런데 몇 달 운영해도 적자가 나지 않더랍니다. 다들 점심식사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대로 즐겨먹게 됐고요.
그게 왜 그럴까 저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결국 먼저 ‘신뢰’를 줬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신뢰를 주기 시작한 기업가로 인해 회사 전반에 신뢰가 퍼져나가는 것이죠. 기업가가 기업 내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의 표본 같은 것입니다. 1960년대 일본 대학생들에게 가장 신뢰하는 집단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기업가들’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60%를 넘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겠죠.
배고프거나 좋아하는 게 있으면 많이 먹을 수도 있고, 배부르면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죠. 그럼 먹은 양이나 음식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 이걸 그냥 직원들 양심에 맡겨 버린 거예요. 그런데 몇 달 운영해도 적자가 나지 않더랍니다. 다들 점심식사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대로 즐겨먹게 됐고요.
그게 왜 그럴까 저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결국 먼저 ‘신뢰’를 줬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신뢰를 주기 시작한 기업가로 인해 회사 전반에 신뢰가 퍼져나가는 것이죠. 기업가가 기업 내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의 표본 같은 것입니다. 1960년대 일본 대학생들에게 가장 신뢰하는 집단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기업가들’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60%를 넘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겠죠.
기업가의 영향력이란 결국 ‘리더’의 영향력일 텐데요, 리더의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많은 사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리더 한 분을 소개하면서 그분이 지키셨던 덕목을 말씀드리는게 좋겠어요. 인촌 김성수 선생입니다. 기업가이자, 교육자셨고, 시대의 스승이었죠.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왔다가 인촌 선생을 만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저도 ‘부자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인촌 선생에게는 4가지의 뚜렷한 원칙이 있었어요. 첫째, 그분은 아첨하는 사람을 절대 곁에 두지 않았어요. 둘째, 남을 비방하는 사람을 멀리하셨어요. 셋째, 편 가르기 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셨어요. 넷째, 항상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을 골라 일을 맡기셨어요.
동아일보도 본인이 직접 운영하지 않으시고 송진우 선생에게 맡겼고, 중앙중·고등학교도 교사를 짓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까지만 하시고 실제 교육과 운영은 인촌 선생이 판단하기에 본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께 맡겼고요, 그렇게 평생 애정과 열정을 쏟아부은 고려대에서도 본인이 총장을 하거나 이러진 않았죠. 더 잘할 사람이 있으면, 더 유능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일을 맡겼죠.
지금의 국가조직, 기업에서도 이런 원칙을 갖고 리더가 그 조직을 이끌어간다면 일이 안될 리가 없는데 사람 마음이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오히려 배척하는 경향이 있죠. 나보다 못한 사람들만 아래에 두고 일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요, 그냥 자기가 혼자 일하게 돼요.
‘훌륭한 리더’에 대한 얘기를 아무리 들어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왜 그런 것일까요?
인간이 참으로 떨쳐내기 어려운 것, 바로 욕심 때문이죠. 아무리 성공을 했어도,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이건 극복하기가 참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돈 욕심은 생각보다 금방 떨칠 수 있어요. 문제는 명예욕이죠.
모 대학에서 모금 운동을 크게 벌인 적이 있어요. 아마 50주년 기념으로 동문들에게 발전기금을 모으는 거였나 봐요. 그때 설립자가 직접 미국도 다녀오고 사방팔방 다녔는데, 생각만큼 안 모였던 모양이에요. ‘내가 나섰는데 안 됐다’라는 스트레스가 엄청 났었나 봐요. 그래서 그 이후 시름시름 하시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제가 안타까웠던 게 ‘아, 정말 똑똑한 분이지만, 그래도 저걸 놨어야 한다. 후배들이, 젊은이들이 저걸 하게 뒀어야 하는데 그걸 놓지 못했구나’라는 부분이었어요.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곧바로 존경받는 게 아니에요. 사랑을 주고 남들에게 봉사하고 자기가 박수를 받는 게 아니라 남에게 박수를 치며 살아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요.”
아까 말씀하신 뭔가 다른 동력, 명예욕과 다른 그것은 무엇인가요?
명예와 칭찬. 이건 곧 명예욕이잖아요. 제가 제안하는 개념은 존경과 봉사예요. 존경은 그저 어떤 성과를 내서 받는 게 아니에요. 어떤 특정한 일을 하면 칭찬을 받을 수 있지만 존경은 받지 못합니다.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곧바로 존경받는 게 아니에요. 사랑을 주고 남들에게 봉사하고 자기가 박수를 받는 게 아니라 남에게 박수를 치며 살아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요. 선후관계가 달라요.
명예욕은 칭찬을 받기 위해, 명예를 얻기 위해 일을 하는 개념이지만 존경은 내가 좋아서, 내가 봉사하고 싶어서, 사랑을 나누고 뭔가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서 겸손하게 내 이름 내세우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죠. 그렇게 살다보면 사람들이 존경을 해요. 동력은 ‘존경받고 싶은 욕구’가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고 싶은 욕구’인 거지요. 사랑을 베푸는 거 그렇게 어려운 거 아니에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많은 사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리더 한 분을 소개하면서 그분이 지키셨던 덕목을 말씀드리는게 좋겠어요. 인촌 김성수 선생입니다. 기업가이자, 교육자셨고, 시대의 스승이었죠.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왔다가 인촌 선생을 만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저도 ‘부자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인촌 선생에게는 4가지의 뚜렷한 원칙이 있었어요. 첫째, 그분은 아첨하는 사람을 절대 곁에 두지 않았어요. 둘째, 남을 비방하는 사람을 멀리하셨어요. 셋째, 편 가르기 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셨어요. 넷째, 항상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을 골라 일을 맡기셨어요.
동아일보도 본인이 직접 운영하지 않으시고 송진우 선생에게 맡겼고, 중앙중·고등학교도 교사를 짓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까지만 하시고 실제 교육과 운영은 인촌 선생이 판단하기에 본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께 맡겼고요, 그렇게 평생 애정과 열정을 쏟아부은 고려대에서도 본인이 총장을 하거나 이러진 않았죠. 더 잘할 사람이 있으면, 더 유능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일을 맡겼죠.
지금의 국가조직, 기업에서도 이런 원칙을 갖고 리더가 그 조직을 이끌어간다면 일이 안될 리가 없는데 사람 마음이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오히려 배척하는 경향이 있죠. 나보다 못한 사람들만 아래에 두고 일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요, 그냥 자기가 혼자 일하게 돼요.
‘훌륭한 리더’에 대한 얘기를 아무리 들어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왜 그런 것일까요?
인간이 참으로 떨쳐내기 어려운 것, 바로 욕심 때문이죠. 아무리 성공을 했어도,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이건 극복하기가 참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돈 욕심은 생각보다 금방 떨칠 수 있어요. 문제는 명예욕이죠.
모 대학에서 모금 운동을 크게 벌인 적이 있어요. 아마 50주년 기념으로 동문들에게 발전기금을 모으는 거였나 봐요. 그때 설립자가 직접 미국도 다녀오고 사방팔방 다녔는데, 생각만큼 안 모였던 모양이에요. ‘내가 나섰는데 안 됐다’라는 스트레스가 엄청 났었나 봐요. 그래서 그 이후 시름시름 하시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제가 안타까웠던 게 ‘아, 정말 똑똑한 분이지만, 그래도 저걸 놨어야 한다. 후배들이, 젊은이들이 저걸 하게 뒀어야 하는데 그걸 놓지 못했구나’라는 부분이었어요.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곧바로 존경받는 게 아니에요. 사랑을 주고 남들에게 봉사하고 자기가 박수를 받는 게 아니라 남에게 박수를 치며 살아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요.”
아까 말씀하신 뭔가 다른 동력, 명예욕과 다른 그것은 무엇인가요?
명예와 칭찬. 이건 곧 명예욕이잖아요. 제가 제안하는 개념은 존경과 봉사예요. 존경은 그저 어떤 성과를 내서 받는 게 아니에요. 어떤 특정한 일을 하면 칭찬을 받을 수 있지만 존경은 받지 못합니다.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곧바로 존경받는 게 아니에요. 사랑을 주고 남들에게 봉사하고 자기가 박수를 받는 게 아니라 남에게 박수를 치며 살아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요. 선후관계가 달라요.
명예욕은 칭찬을 받기 위해, 명예를 얻기 위해 일을 하는 개념이지만 존경은 내가 좋아서, 내가 봉사하고 싶어서, 사랑을 나누고 뭔가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서 겸손하게 내 이름 내세우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죠. 그렇게 살다보면 사람들이 존경을 해요. 동력은 ‘존경받고 싶은 욕구’가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고 싶은 욕구’인 거지요. 사랑을 베푸는 거 그렇게 어려운 거 아니에요.
이렇게 각박하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죠. 옛날에 안병욱 교수랑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런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강의라는 게 참 ‘맹물’같지 않느냐. 근데 이 아무 맛이 안 나는 듯한, 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냐. 요새 젊은 학자들이 하는 강의는 뭔가 콜라 같고 사이다 같다. 마실 땐 달달하고 좋은데 몸에 좋을 건 없는. 뭔가 첨단 기술과 혁신, 경쟁에서의 승리 등으로 강의가 쏠리니까요. 근데 윤리학에서는 ‘이기적인 경쟁’은 파멸의 길로 봅니다.
경쟁에도 종류가 있어요. 이제 우리 사회가 ‘어떤 경쟁’을 하는 사회가 되고, 우리 개인들이 각자 어떤 경쟁을 하고 살 것이냐를 고민해야 돼요. 경쟁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방금 말한 ‘파멸로 가는 이기적 경쟁’이에요. 이건 무조건 지양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 세계에 보통 존재하는 ‘선의의 경쟁’이라는 게 있어요. 여기에서의 핵심 개념은 ‘질 줄 아는 것’이에요. 공정한 룰에서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죠. 이 원칙만 잘 퍼져도 세상은 좋아져요.
그렇죠. 옛날에 안병욱 교수랑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런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강의라는 게 참 ‘맹물’같지 않느냐. 근데 이 아무 맛이 안 나는 듯한, 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냐. 요새 젊은 학자들이 하는 강의는 뭔가 콜라 같고 사이다 같다. 마실 땐 달달하고 좋은데 몸에 좋을 건 없는. 뭔가 첨단 기술과 혁신, 경쟁에서의 승리 등으로 강의가 쏠리니까요. 근데 윤리학에서는 ‘이기적인 경쟁’은 파멸의 길로 봅니다.
경쟁에도 종류가 있어요. 이제 우리 사회가 ‘어떤 경쟁’을 하는 사회가 되고, 우리 개인들이 각자 어떤 경쟁을 하고 살 것이냐를 고민해야 돼요. 경쟁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방금 말한 ‘파멸로 가는 이기적 경쟁’이에요. 이건 무조건 지양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 세계에 보통 존재하는 ‘선의의 경쟁’이라는 게 있어요. 여기에서의 핵심 개념은 ‘질 줄 아는 것’이에요. 공정한 룰에서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죠. 이 원칙만 잘 퍼져도 세상은 좋아져요.
‘삶의 완성’은 무엇일까요? 좋은 삶을 살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저는 4·19 민주화 운동을 연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겪었어요. 가끔 시간 여유가 생기면 4·19 묘역에 가봅니다. 거기에 가면 욕심이 없어져요. 세상을 위해서, 그런 원대한 목표를 위해서 베풀고 헌신하기 위해서 나선 사람들이었잖아요. 그 사람들이 어떤 명예욕으로 움직인 게 아니죠. 원대한 목표, 세상을 위한 목표가 있었고 그걸 위해 움직였잖아요. 그러니 지금 존경을 받죠.
우선 저는 성공한 기업가나 정치인은 참으로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성공을 해서가 아니에요.그들은 사회를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봉사할 기회를 그 어떤 사람들보다 많이 갖고 있어요. 그게 엄청난 축복이라는 거죠.
다들 잘 아시는 손기정 선생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제가 좀 친한 세무사가 있었어요. 종로에 사무실이 있어서 제가 가끔 찾아가서 뭐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어느 날 그 세무사를 찾아갔더니 ‘방금 손기정 선생이 왔다 가셨다’라고 해요. 근데 이 세무사 양반이 좀 뭔가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냐’라고 제가 물었죠.
저는 4·19 민주화 운동을 연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겪었어요. 가끔 시간 여유가 생기면 4·19 묘역에 가봅니다. 거기에 가면 욕심이 없어져요. 세상을 위해서, 그런 원대한 목표를 위해서 베풀고 헌신하기 위해서 나선 사람들이었잖아요. 그 사람들이 어떤 명예욕으로 움직인 게 아니죠. 원대한 목표, 세상을 위한 목표가 있었고 그걸 위해 움직였잖아요. 그러니 지금 존경을 받죠.
우선 저는 성공한 기업가나 정치인은 참으로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성공을 해서가 아니에요.그들은 사회를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봉사할 기회를 그 어떤 사람들보다 많이 갖고 있어요. 그게 엄청난 축복이라는 거죠.
다들 잘 아시는 손기정 선생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제가 좀 친한 세무사가 있었어요. 종로에 사무실이 있어서 제가 가끔 찾아가서 뭐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어느 날 그 세무사를 찾아갔더니 ‘방금 손기정 선생이 왔다 가셨다’라고 해요. 근데 이 세무사 양반이 좀 뭔가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냐’라고 제가 물었죠.
그랬더니, 방금 손기정 선생이 와서 ‘내가 어디에서 상을 좀 받아서 상금이 들어왔다. 근데 이게 공짜로 생긴 돈인데, 세금을 내고 써야겠다. 세금 내는 것 좀 도와 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 세무사가 웃으면서 ‘선생님 연세도 많으시고 직업도 없으시니 신고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대요.
그 말을 들은 손 선생이 ‘그러면 안 된다. 내가 한 평생 이 나라의 혜택을 얼마나 많이 받고 살았는데 공돈 생겼을 때 세금을 꼭 내야 마음이 편할 것 아니냐. 그러니까 도와 달라’고 말씀하더랍니다. 그래서 세무사가 손 선생이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해서 ‘이 금액만 내시면 됩니다’라고 알려드렸다고 해요. 그러니까 다시 손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것밖에 안 되냐? 더 많이 내는 방법 있지? 좀 많이 내는 그 방법으로 좀 해줘.’ 그렇게까지 세금이 내고 싶으냐고 물으니 ‘내가 이제 나라 위해 도울 게 아무 것도 없지 않나.그러니 많이 해줘’라고 하셔서 좀 더 많이 내는 방법을 계산해서 보여드렸다고 해요. 그러자 그때서야 손 선생은 ‘아,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고맙다’고 말씀하시고 떠나셨대요.ㅡ그 세무사 사무실을 나서서 긴 복도를 걸어가시는 손 선생 뒷모습이 너무나 가벼워 보이고 행복해보였다고 합니다.
그 뒷모습에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것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내내, 김형석 명예교수는 쉰일곱 살이나 어린 기자에게 단 한 번도 말을 편하게 하지 않았다. 꼬박꼬박 존대를 하며 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인터뷰를 마친 노 철학자는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지방에서 강연이 있어요. 어서 역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 고생하셨어요. 두서없는 노인 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이 그가 일화를 들려줬던 고 손기정 선생의 뒷모습과 겹쳐보였다.
그 말을 들은 손 선생이 ‘그러면 안 된다. 내가 한 평생 이 나라의 혜택을 얼마나 많이 받고 살았는데 공돈 생겼을 때 세금을 꼭 내야 마음이 편할 것 아니냐. 그러니까 도와 달라’고 말씀하더랍니다. 그래서 세무사가 손 선생이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해서 ‘이 금액만 내시면 됩니다’라고 알려드렸다고 해요. 그러니까 다시 손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것밖에 안 되냐? 더 많이 내는 방법 있지? 좀 많이 내는 그 방법으로 좀 해줘.’ 그렇게까지 세금이 내고 싶으냐고 물으니 ‘내가 이제 나라 위해 도울 게 아무 것도 없지 않나.그러니 많이 해줘’라고 하셔서 좀 더 많이 내는 방법을 계산해서 보여드렸다고 해요. 그러자 그때서야 손 선생은 ‘아,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고맙다’고 말씀하시고 떠나셨대요.ㅡ그 세무사 사무실을 나서서 긴 복도를 걸어가시는 손 선생 뒷모습이 너무나 가벼워 보이고 행복해보였다고 합니다.
그 뒷모습에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것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내내, 김형석 명예교수는 쉰일곱 살이나 어린 기자에게 단 한 번도 말을 편하게 하지 않았다. 꼬박꼬박 존대를 하며 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인터뷰를 마친 노 철학자는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지방에서 강연이 있어요. 어서 역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 고생하셨어요. 두서없는 노인 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이 그가 일화를 들려줬던 고 손기정 선생의 뒷모습과 겹쳐보였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05호
필자 고승연
비즈니스인사이트
businessi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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