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6일 일요일

[펀글] 아마존 신화의 이면...수요독점과 노동착취의 그림자

Work Hard. Have Fun. Make History (열심히 일하라. 즐겨라. 역사를 만들어라.)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한 기업아마존의 공식 모토다하지만 아마존의 기업 철학은 따로 있다바로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 되기
 
Our vision is to be earth's most customer-centric company; to build a place where people can come to find and discover anything they might want to buy online.”
(우리의 비전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즉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사고 싶어 할 만한 건 무엇이든 찾고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드는 것이다.)
 
잘 나가는 아마존도 고객중심의 가치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이러한 철학 때문에 종종 비판을 받기도 한다
아마존 창고에서 일하는 아마존 직원들. 아마존은 원래 직원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하고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종종 노동착취 논란도 불거진다. 출처 플리커
기울어진 경기장 이용하는 아마존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아마존은 약 100개의 자체 브랜드(프라이빗 레이블, 한국선 레이블 대신 브랜드를 붙이기도 한다)를 아마존 사이트에서 팔고 있다모든 건 배터리에서 시작됐다. 2009년 아마존 베이직스(AmazonBascis)라는 브랜드로 몇 가지 상품을 내놓았는데 배터리가 대박이 났다배터리 시장의 유명 브랜드인 에너자이저나 듀라셀보다 30% 싼 가격 덕분에 아마존 배이직스의 온라인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약 3분의 1에 이른다
 
이 밖에도 아동복(Spotted Zebra), 남성 속옷(Good Brief), 애완견 사료(Wag), 가구(Rivet), 여성복(Lark & Ro) 등 다양한 분야의 프라이빗 레이블을 가지고 있다코스트코의 커크랜드 Kirkland와 같이 통일된 프라이빗 레이블이 아니라 모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의 자체 브랜드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모를 뿐이다
출처 아마존
유통업체 아마존이 프라이빗 레이블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수냐고 할 수도 있다하지만 아마존은 정보 측면에서 경쟁 업체에 비해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다요즘 잘 쓰는 말로 경기장이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우선 아마존은 소비자들의 제품 카테고리 검색을 분석해 잘 팔릴 수 있는 자체 브랜드를 만든 뒤 검색 결과의 상단에 위치하게 만들 수 있다잘 팔리는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만든 뒤 조금 낮은 가격에 내놓기도 한다또 고객의 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검색한 제품을 분석해 자체 브랜드 판촉 메일을 따로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아마존은 고객들이 보고도 사지 않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무엇을 샀는지도 중요하지만 보고도 사지 않은 제품이 무엇인지 안다는 건 고객의 소비 성향에 대한 엄청난 통찰을 줄 수 있다아마존은 또한 경쟁 제품에 대한 리뷰를 모두 볼 수 있다옷을 한두 번 빤 뒤에 어떤 상태가 되는지옷이 어떤 바디 타입에 잘 맞는지와 같은다른 기업들은 알 수 없는 데이터를 손쉽게 모을 수 있다
 
아마존 바인 Amazon Vine 이라고 불리는 아마존 리뷰어들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적절하게 홍보할 수도 있다리뷰메타닷컴 ReviewMeta.com에 따르면 아마존의 835개 자체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첫 30개의 리뷰 중 절반이 넘는 수가 아마존 바인 리뷰어들이 남긴 것이었다또 아마존 자체브랜드 기저귀 등 아기 용품에 대해 바인 리뷰어들은 4.36개의 별을 준 반면 같은 제품들이 일반 리뷰에서는 3.82개의 별을 받았다. (물론 아마존은 리뷰어들이 공평하게 후기를 작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파는 기업들은 이 중 일부 데이터에는 접근을 할 수가 있다하지만 돈이 든다아마존 데이터베이스 정보 분석 프로그램을 돌리려면 적어도 10만 달러( 11000만 원)를 내야 하며 제품에 대한 리뷰를 받기 위해서는 5000달러( 560만 원)에 더해 공짜 리뷰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제품은 리뷰어가 갖고 560만 원은 아마존이 갖는다.
출처 아마존
결과적으로오프라인 상점의 프라이빗 레이블은 10%가 약간 넘는 시장점유율을 갖는 게 보통이지만 아마존의 프라이빗 레이블들의 시장 점유율은 25%가 넘는다상황이 이런데도 업체들은 아마존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물건을 계속 팔 수밖에 없다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4년 후 아마존의 프라이빗 레이블 매출이 250억 달러( 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이는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메이시 Macy’s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아마존의 이러한 행태를 골목상권 침해라고 할 수도 있고수요독점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수요독점은 공급자는 많지만 절대적인 지위를 갖는 수요자가 하나인 경우를 말한다하지만 아마존은 이런 비판에 대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자사의 철학에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노동 착취 의혹, 직원 화장실 갈 시간 없어서...
아마존은 원래 직원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하고 직원들을 잘 부려 먹기로 유명하다하지만 이보다 한 단계 더 나간 일화가 있다
 
올해 3월에 영국에서 발간된 책 ‘Hired: Six Month Undercover in Low-Wage Britain (영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저임금 직장에 위장 취업한 경험을 쓴 책)’에는 아마존에서 일할 때 오줌이 든 통을 발견한 얘기가 나온다아마존에서 판매된 물품을 분류해 배달하는 창고 warehouse 에서 일할 때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서 병에다 일을 본 직원이 있다는 얘기다저자 제임스 블러드워스 James Bloodworth에 의하면 아마존에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려면 실제로 화장실에 갈 시간도 아껴가며 일을 해야 한다화장실도 가까운 데 있지 않다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뛰어다닐 수는 없다원칙이 그렇다포인트라 불리는 경고를6개 받으면 자동 해고가 되는데 뛰어 다니다가 걸리면 하나를 받을 수 있다조퇴를 할 때도 받을 수 있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도 받을 수 있다그야말로 살 떨리는 직장이다
Hired: Six Month Undercover in Low-Wage Britain 책 표지. 출처 이베이
아마존은 이에 대해 모든 것이 고객 가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창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배달이 빨라지고 그 이득은 고객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창고 직원들의 임금이나 복지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2010년에 개봉한 페이스북 창업에 관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태그라인은 ‘you don't get to 500 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였다. 마크 저커버그의 창업에 대해 ‘5억 명의 친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몇 명의 적은 필연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는 영화였다아마존도 마찬가지 아닐까지금의 엄청난 기업이 되기까지 몇 가지의 과오는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이 객관적인 플랫폼 제공자의 위치를 벗어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플랫폼에서 직접 물건을 파는 건 크나큰 반전이다세계 최대의 온라인 장터를 만들어 유통을 민주화 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아마존이기 때문이다고객 가치를 높인다는 이유 하나로 이런 반전이 받아들여질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미국에서는 과거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 팔기를 하다가 독점금지법으로 치명타를 입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글은 뉴욕타임즈의 ‘How Amazon steers Shoppers to Its Own Products’ (https://www.nytimes.com/2018/06/23/business/amazon-the-brand-buster.html) 와
시애틀 타임즈의 ‘Under Pressure, Afraid To Take Bathroom Breaks? Inside Amazon’s Fast-Paced Warehouse World’ (https://www.seattletimes.com/business/amazon/under-pressure-afraid-to-take-bathroom-breaks-inside-amazons-fast-paced-warehouse-world/) 를 참조했습니다.

 필자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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